더운 크리스마스를 또 맞는다. 매년 맞는 더운 크리스마스가 징하기도 하지만 이 익숙함이 없이 가끔 한국에서 추운 크리스마스를 맞을 때 이제는 추운 크리스마스가 더 어색할 때가 있다. 이젠 추운 크리스마스는 매년 맞지 못하는 가끔 맞을 수 있는 하나의 로망으로 자리를 잡았다.
남반구는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이 뜨거운 크리스마스는 오히려 남반구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추운 북반구와 경쟁이라도 하든 휘황찬란한 조명을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디테일까지 신경을 써 가며 집과 가게, 거리를 꾸민다.
코로나가 조금은 회복된 이후로 올해는 이 열정이 조금은 잠잠한 듯하다. 밤낮 가리지 않고 번쩍이던 조명의 빛들은 생기를 많이 잃었다. 양손 가득 짐을 들고 거리를 활보해도 피곤해하지 않던 사람들의 발걸음은 발바닥에 풀이라도 붙은 마냥 짐이 없어도 걸음이 느릿느릿하며 무거워 보인다.
그 사이에서 변하지 않는 전통이 몇개가 있다. 늘 이 맘 때 자신의 목숨을 다해 사람들의 입을 즐거워해주는 아기돼지들과 Panetone(빠네또네)라고 부르는 빵이다.
단어 "panetone"는 이탈리아에서 먹는 작은 빵의 일종이었던 판네토("panetto")에서 유래했으며 접미사 -one은 지금에 와서 큰 빵을 나타내는 의미로 바뀌었다. 파네토네와 크리스마스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첫 사료는 18세기 계몽주의자였던 피에르토 베리의 저서에서 발견되며 그는 파네토네를 판 디 토노('Pane di Tono') 즉 큰 빵으로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이 빵의 기원은 100% 맞는 정확한 설이 없으나, 남아메리카 대륙까지 넘어와 많은 이들의 크리스마스의 중요 요소가 된 것에는 틀림이 없다. 한국에서 추석에 송편을 먹어야 하듯이, 새해에는 떡국을 먹어야 하듯이 이 빵은 없어서 안 되는 주식이 되었다.
생소한 맛에 자주 찾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대기업의 주 수입원중의 하나다. 브라질에 있는 Bauducco라는 회사가 남미시장의 거의 대부분의 '빠네또네'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이걸로 1년에 7억 불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이 Bauducco 회사의 창립멤버는 바로 이탈리아 사람들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유럽문화를 그대로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던 남미는 이제 많은 동양문화들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본음식이 이제는 현지화되었고, 중국음식들도 현지화가 거의 이루어졌다. 이제 남은 건 사랑하는 우리 한국의 문화인데, 이 한국의 문화가 저 '빠네또네'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게 남미의 열정이란 기름에 한국문화의 성냥불을 던져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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