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揑]: Diario

[남미]연말마다 나는 전쟁소리

니오로그 2022. 12. 26. 07:24

 

extra.epoca.brasil (연말 리오데자네이로 축제)


볼리비아에서는 첫 이민이라 사실 연말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97년에서 98년이 넘어갈 때 볼리비아에서 강력하지 않은 첫 기억이라고는 연말에 처음으로 교회를 갔던 기억 외에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고 친구들과 어떤(기억나지 않는 그리고 몇 되지 않는 한국 사람 중에) 한국 친구 집에서 그냥 노래를 듣고 그렇게 보냈던 것 같다.

볼리비아에서 적응을 할 때 쯤 가정에 안 좋은 일이 불어닥쳐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브라질로 재이민을 갔을 때 이제는 남미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지라 브라질 문화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면서 살았다. 98년에서 99년으로 넘어가는 새해에 조금 더 나은 99년, 조금 더 나은 20세기말을 살아보고자 경건한 마음으로 교회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있던 찰나, 99년의 시작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교회 목사님께서는 0시가 되시던 그 순간에 설교를 하고 계셨는데 그 조용하던 교회 밖에서 알 수 없는 지진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많은 사람들이 완전패닉상태에 빠졌다. 알 수 없는 총소리, 폭탄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분명 브라질은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라 지진은 절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폭탄소리와 총소리에 많은 사람들은 전쟁이 났거나 혹은 군인들과 카르텔 간의 대치 전 혹은 전면전이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그 무서운 브라질에서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모두가 그렇게 시끄러운 소음 가운데서 몇몇 사람들, 브라질에 오래 거주를 한 분들의 얼굴에서는 알 수 없는 평화가 느껴졌다. 그 분들 얼굴을 보면서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사람들의 공포와 두려움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은 소리는 바로 폭죽소리였다. 이 폭죽소리는 절대 아름답지 않았다. 절대 경쾌하거나 이쁘지도 않았다. 정말 처음 듣는 사람들은 노이로제나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의 폭죽소리였다.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56098


최소 120이 넘어가는 폭죽소리를 거의 20분 이상 듣고 있어야 했다. 한집에 하나씩 폭죽을 쏜다고 해도 10집이면 120 데시벨의 10배이상은 될 것이고, 그 주위에는 집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니 웬만한 소음은 저리 가라였다.

이렇게 나의 남미 새해맞이는 시작되었다. 그 때 이후로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매년 이 폭죽소리를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조금 더 잘 맞이를 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1월 1일 새해를 맞는 남미에서 특이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

당연히 그중에 으뜸은 바로 불꽃놀이이다.

남미에서 불꽃놀이를 제일 심하게 하는 때는

1. 축구경기에서 우승했을 때(특히 월드컵)
2. 새해
3. 크리스마스

브라질을 제외한 나라들은 크리스마스에 폭죽을 그래도 많이 터트리고 브라질은 확실히 새해에 폭죽을 많이 터트린다. 아직 페루나 다른 주변국가에서 폭죽수입하는 내용에 대해서 깊이 알아보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폭죽이 중국에서 수입이 되기 때문에 이 사업도 만만하게 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낙후 된 지역에서는 이 폭죽사용에 대한 지식적인 부재가 가끔 있어 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https://www.tiktok.com/@helsonmusic/video/7180989898420260101?is_copy_url=1&is_from_webapp=v1

 

https://www.tiktok.com/@helsonmusic/video/7180989898420260101?is_copy_url=1&is_from_webapp=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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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처럼 다른 집에 다가 폭죽을 쏘는 게 일상적이었다고 한다. 폭죽을 사기만 사지 거리와 세기 등을 계산하지 않고 그냥 막 질러대다가 이웃집에 불이 나게 하는 불상사가 거의 매년 몇백 건씩 있었다고 하니 연말에 우리 집이 타지 않게 조심히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https://g1.globo.com/mundo/noticia/2021/12/31/ano-novo-2022-mundo.ghtml



남미에 연말에 놀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칠레나 브라질 등지에서 하는 연말 불꽃놀이를 관람하길 추천한다. 한국은 해돋이를 봐야하는게 정석일 수 있지만 남미에서는 아침에 해를 보러 가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자정에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 수많은 인파들이 보여 드는데 치안을 조금 신경 쓰면서 구경을 해도 나름 즐거운 새해맞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https://g1.globo.com/mundo/noticia/2021/12/31/ano-novo-2022-mundo.ghtml